[전시 패널]전태일의 실천

  • 관리자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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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은 바보회 회원을 비롯한 12명의 재단사와 함께 1970년 9월 ‘삼동회’를 결성해 첫 행보로 평화시장 실태 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평화시장 종업원들의 노동실태 조사 결과물을 정리하여 노동청에 <평화시장 피복 제조업 종업원 근로조건 개선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다음 날 경향신문에 ‘평화시장의 참상’에 관한 기사가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노동자가 삼동회 회원들을 찾아왔고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연대하며 싸울 것을 다짐했습니다. 노동청 등 관계 기관은 진정서의 내용대로 개선을 약속하며 사태를 수습한다고 했지만, 그해 국정감사가 끝나자 태도가 돌변하여 감시와 통제, 회유와 협박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혔습니다. 전태일과 삼동회 회원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좌절하였습니다. 당시 전태일이 근로감독관에게 쓴 진정서 형식의 편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여러분, 오늘날 여러분께서 안정된 기반위에서 경제번영을 이룬 것은 과연 어떤 층의 공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십니까? 여기에는 숨은 희생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성장해가는 여러분의 어린 자녀들은 하루 15시간의 고된 작업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생산계통에서 밑거름이 되어왔습니다. 이런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동심들에게 사회라는 웅장한 무대는 가장 메마른 면과 가장 비참한 곳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69년 근로감독관에게 평화시장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알리고 개선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