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노동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소선 여사 14주기 추도식

  • 관리자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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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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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소선 여사 14주기 추도식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 추모하며 민주노조 운동 정신 계승 다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노동운동가였던 고 이소선 여사의 14주기 추도식이 3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박재현 노원노동복지센터 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도식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관계자들을 비롯해 유가족, 전태일 동지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사회를 맡은 박재현 센터장은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사람이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며 "우리가 어머니 정신을 올곧게 가슴에 담고 기억하고 그런 운동과 정신을 실천할 때만이 과거가 현재를 도와줄 수도 있고 어머니가 우리를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수현 전태일장학생은 이소선 여사의 생애를 소개하며 "일제강점기 식민지 민중의 딸로 태어나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의 분신 소식을 듣고 달려와 오열하던 이소선은 '어머니가 제 뜻을 꼭 이루어 주세요'라는 아들의 임종에 고개를 끄덕이고 노동해방의 길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태일 기념관 홍보대사인 권기선 배우는 이소선 여사의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는 이소선입니다. 전태일의 어머니였습니다"로 시작된 독백에서 그는 "22살 아들을 불꽃처럼 떠나보낸 그날 이후 나는 울지 못했다"며 어머니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아이 하나가 '태일이 어머니 맞으시죠?' 하며 제 손을 잡아줬을 때, 그 아이의 떨리는 손에서 내가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느꼈다"는 대목에서는 참석자들이 숙연해졌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회장은 "대한민국에는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민주유공자 세 가지가 있는데, 민주유공자는 현재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2%만 해당된다"며 "6월 항쟁을 만든 주인공들을 민주유공자로 만들어달라고 하는 법안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막혔다"고 밝혔다. 박승흡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이소선 어머니는 '노동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단결만을 뜻한 것이 아니라 1500만 노동자 모두가 하나가 되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올해 전태일위원회에서는 11월 13일을 국가추념일로 지정하기 위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노총은 전태일재단과 함께 전태일 정신을 끝까지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양경수 위원장의 추도사를 대독하며 "작년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끝까지 싸워서 마침내 승리했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한다"며 "어머님의 '하나가 되라'는 가르침이 옳았다"고 말했다. "살아서 싸우자"는 가르침 김소현 전 기륭전자노조 위원장은 개인적 추억을 통해 이소선 여사의 인품을 회상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08년 기륭전자 투쟁 당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할 때 어머니가 위험한 사다리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와 목을 맬 수 있는 밧줄을 가위로 자르시며 '죽어서 싸우는 것은 태일이 하나로 족하다. 살아서 싸우자'고 하신 말씀이 큰 힘이 되었다"고 전했다. 전순옥 전태일기념관장(이소선 여사의 딸)은 유족 인사에서 "어머님이 정말 힘들게 아들이 남겨놓은 그 정의의 덩이를 굴리시다가 끝까지 못 굴리시고 저희에게 맡겨주신 그 덩이를 딸로서 여러분과 함께 남은 우리들이 또 굴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도식은 이소선 합창단의 추모 공연과 헌화·분향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소선 합창단은 14년 전 이소선 여사의 장례식장에서 '하나가 되어라'는 뜻을 이어받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최초로 함께 만든 합창단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어나가지 않는 세상, 노동자가 신분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 노동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세상"을 기원하며 이소선 여사의 정신을 계승할 것을 다짐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6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