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패널]나는 돌아가야 한다

  • 관리자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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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벽에 부딪쳐 모범업체 설립이라는 꿈이 사라지자 전태일의 번민은 더욱더 깊어졌습니다. 삼각산에 위치한 임마누엘수도원 공사장에서 막노동하며 “사랑하는 친구여.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일부인 나...”라는 편지글과 1970년 8월 9일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웠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라는 일기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전태일은 죽음을 각오한 중대한 결심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생을 두고 맹세한 내가 그 많은 시간과 공상 속에서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아니 될 나약한 생명체들,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고향이로다...오늘은 토요일. 8월 둘째 토요일, 내 마음의 결단을 내린 이날, 무고한 생명들이 시들고 있는 이때에 한 방울의 이슬이 되기 위하여 발버둥 치오니 하나님.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주시옵소서.”라고 써있는 부분에서는 전태일이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현실에서 모든 것을 걸고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